1.

아침이면 달빛과 별빛을 보면서 새벽 미사에 걸어갑니다. 돌아 올 때는 해가 떠서 주위에 각종 산골의 아름다운 풍경과, 곳곳에 과일 나무에 달린 과일들을 보면서 집에 돌아옵니다. 그 중, 자두나무 옆을 걸어오자면, 탐스럽게 열린 붉고 살찐 자두들을 보기만 하여도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기죠.

하루는 그 자두나무에 먹음직스럽게 달린 자두를 보면서, 예수님께 응석 어린 푸념을 하였습니다. ‘예수님, 저 자두가 참 먹고 싶어요. 사다 먹으면 되지만 당신께 대한 사랑의 행위로, 이 먹고 싶은 것을 참습니다. 그런데 너무 먹고 싶어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잊어 버렸습니다.

약 삼사일 후에 그곳을 지나가는데 자두나무 주인이 일찍부터 자두를 따고 있었습니다. 제가 지나가니까, 자두를 따먹고 가라고 청하였습니다. 그 주인을 알지도 못하고 하여 몇 개만 손에 받아 오고자 손을 벌렸더니, 제가 들고 있던 가방을 열고 그 안에 가득히 담아 주면서 집에 가서 먹으라고 하였습니다.

집에 와서 자두를 먹으면서, 이렇게 많이 줄 수 있을까 생각 하면서 자두를 먹는데 어찌나 맛이 있었던 지요. 자두를 먹으면서, 며칠 전에 제가 예수님께 응석 어린 투정을 한 생각이 문득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투정을 들으시고, 오늘 자두나무 주인을 일찍부터 깨우시어, 제가 그곳을 지나갈 시간에 맞추어 자두를 따게 하셨고, 지나가는 저에게 이렇게 맛있는 자두를, 그것도 이렇게 많이 주셨구나! 생각하니까 하느님께 어찌나 감사 한지, 자두를 먹다말고 이러나 하느님께서 큰 절을 드리면서 감사를 드리고 자두를 다시 먹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까지 읽으신다는 것을 다시 체험하였습니다. 야훼 하느님, 정말 감사 합니다. 저를 이렇게 자상하게 돌보아 주시는 당신께 이 온 마음 다 하여 감사드립니다. 그러면서 하느님께 큰 절을 드렸습니다.

2.

어느 날 너무 피곤하여 물 한잔 마시고 자려고 자루가 달린 냄비에 물을 조금 넣고 불 위에 올려놓고 책을 읽다가 그만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어제 불 위에 놓은 물 냄비 생각이 나서 깜짝 놀라 문을 박차고 나가서 보니, 가스불은 그때까지 그대로 타고 있었고 그 위에 있는 냄비는 물기만 말랐을 뿐 하나도 타지 않고 고대로 불 위에 있었습니다. 가스대를 만져 보아도 열기조차 없었습니다. 냄비는 불 위에 그냥 있었습니다. 찬물에 냄비를 식혀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을린 자욱하나 없이 은색그대로 있었고, 뚜껑에 장식으로 달린 플라스틱도, 손잡이에 달린 플라시틱도 조금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어떻게 밤새도록 타는 불꽃위에서 색깔 하나 변하지 않고 그을린 자욱하나 없이 고대로 있었을까 생각하면서, 불가마속에 세 소년이 타지 않고 있었다는 성경말씀 생각났습니다.

저를 이렇게 항상 지켜 주시는 하느님과 성모님, 그리고 저의 수호천사님께서 밤새도록 이 불을 지키고 계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하고 생각하면서 그분들께 깊이 감사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