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담--예수님과 성모님을 위한 검은콩 사랑 이야기

박 엘리자벳 선생님께서 건의 하신 성탄 선물 준비에 대하여 듣는 순간, 내 마음에 굳은 결심이 섰습니다. 성탄 선물로 아기 예수님께는 사랑의 구슬 모으기, 성모님께는 겸손의 구슬 모으기를 하는 것 입니다.

2박 3일 관상 피정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굳건해진 마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구슬이라고 했는데 이사 온지 얼마 안 되는 나는, 구슬 파는 곳을 잘 몰랐기 때문에 구슬 준비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머리 속에 검은 콩이 스쳐갔습니다. 예쁜 구슬과 예쁜 그릇 두개를 준비하려고 하였는데 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깨끗한 컵 두개를 준비해서 ‘예수님’, ‘성모님’이라고 글씨를 써서 제대 위에 놓았습니다.

처음 결심은 굳건했지만 과연 내가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더군요. 그러나 의식적으로 겸손과 예수님께 대한 사랑의 행위로 자애심꺾기를, 한번 실천 하고 나니까,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멀리 떨어져서 살다 보니, 공동체 회원들과 부딪칠 건수가 없고, 아는 사람이 없다 보니, 나를 건드릴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큰 아들이 군에서 제대해서 집에서 큰 수련장이 되어 주었고, 군에 가려고 대기하고 있는 작은 아들이, 작은 수련장이 되어 저를 수련시키는 것 이였습니다.

기도시간이 정해져서 정해진 시간에 기도 하려고 하면, 밥 달라고 하고, 반찬이 부실하다고 투덜거리고, 두 아들이 합세해서, 진짜 울고 싶을 정도로 수련을 시키는 것 이였습니다.

작은 아들 입에선 누가 시키거나, 들려주지도 않았는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 엄마는 불완전한 성녀이기 때문에 자기가 괴롭혀서, 완전한 성녀가 되게 만든다고요.

그리하여 사랑의 검은 콩은 예수님과 성모님께 하나씩 늘어 갑니다.

그리고 자애심 꺾기와 겸손의 행위를 하다 보니, 남을 보든 눈이, 내 안으로 시선이 돌려 지는 것 이였습니다. 나 자신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역겹게 올라오는, 나에 대한 숨어 있든 앙금을 보게 됩니다. 그런 나를 보게 되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 그런 마음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내 안에서 나온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며, 내게 아픔을 준 상대를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픔을 느끼며 판단하는 것은, 나의 불완전 때문이니, 비명을 상대에게 지르기 보다는, 성체 앞에서, 묵상 때 나의 안에서 올라오는 것들을, 태워 주시기를 빌면서 하느님께 봉헌합니다. 이런 생활이,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습관이 되어 갑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뜻 깊은 시간 이였습니다. 비워진 내 마음에, 빛으로 아기 예수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우리 집 제대에도 아기 예수님을 모셨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위하여, 사랑의 이불을 준비하기 위한 ,시련의 시간은 계속  될 것입니다.

그러면 검은 콩은 불어나서, 우리 식구들을 위한 검은 콩 밥이 되겠지요. 꼭 꼭 씹어서 먹겠습니다. 또한 자애심 꺾기와 겸손의 행위를 통한 우리의 변화를 바라보시는 예수님, 성모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 생각하여 봅니다. 하느님과 성모님과 이렇게 성탄을 준비하도록 권고 하여 주신 박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1월 200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