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곧 지금 아들을 낳았습니다. 갓 태어난 아이의 신비로움을 통하여 하느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험난한 세상에 사랑하는 나의 아들을 하느님께 맡기고 싶어서, 영세를 받게 하고, 다음해에 남편도 아기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낯설기만 한 신앙생활은 그다지 뜨겁지 않아, 얼마 안가서 맞벌이 핑계로 주님과 떨어졌습니다.


6년 후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공주가 탄생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천사인양, 마음씨도 곱고 예쁘게 태어나서, 자라가는 과정에서 또다시 하느님과 가까워질 계기가 되어서, 첫영성체하고, 나는 레지오단 서기도 맡고 구역반장도 맡아서, 열심히 뛰어 다니셨습니다. 그러나 저의 신앙은, 육체적 신앙에 불과 했습니다.


내 의지로만 이끌어 가던 신앙은, 교만으로 또다시 하느님과,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그렇게 7년 가까이 냉담 하는 동안, 남편은 운동에, 그리고 술로 가정을 점점 등한시 하게 되었고, 불평이 많아서, 서로 자주 다투곤 했습니다. 그 시절 두 아이들은 사춘기라서 그런지, 나를 더욱 짓눌렀습니다. 저의 두통은 말할 수 없이 심했고, 신경정신과 약에 2년 가까이, 의존하여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툭하면 아이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나의 언행 때문에, 그토록 착하고 예쁘던 딸이, 나를 점점 괴롭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지난해 2007년 어느 가을, 나는 허리가 아파서 앉지도 눕기도 힘이 들었습니다. 이러다 말겠지....그러나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습니다. 병원이라는 병원은 서울, 일산, 분당, 대전 최첨단을 다 찾아 다녔지만, 앉은 생활은 할 수 없었고, 누워서 잠도 못잘 만큼, 통증이 극에 달하였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포기할 생각밖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습니다. 병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1년쯤 통증에 시달리던 지난 가을, 딸 때문에 도저히 죽음을 택할 수 없어, 어느 날 딸을 붙들고 한 없이 울었습니다. ‘엄마가 너무 힘들어 죽고 싶은데, 너를 두고 차마 못 가겠구나’ 하고 함께 울던 딸은 ‘엄마가 이러면 ,나는 세상을 막 살거야’ 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에 정신이 번쩍 했습니다.


그동안 신심이 깊은 나의 언니는, 주님께 매어 달려 저를 위해 호소했지만, 미련한 이 바보는 언니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어떤 치료로든 나의 병을, 고쳐보고자 하는 마음은 점 점 더 약화되고, 고통은 더욱 심하여 질 무렵, 저는 저의 인생 마지막 벼랑 끝에서, 주님을 찾았습니다. 혼자서는 일어서서 걷지도 못할 만큼 힘든 몸을, 딸의 부축을 받고, 성당미사에 첨례하여, 미사시간 내내 울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습니다. ‘주님, 이 못난 고집쟁이가 이렇게 먼 길을 돌아, 이제야 이 몸으로 당신을 찾아왔나이다. 제발 한번만 살려 주세요’ 더는 할 말이 없으리 만큼, 죄가 많은 나기에, 마냥 빌었습니다. 죄를 고백하면서 한없이 울었습니다.


지금 생각 하면 그 눈물은 성모님께서, 철부지 딸을 붙잡고, 한없이 우신 성모님의 눈물 이였습니다.


그동안 병원비에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경제난에 봉착하여, 더 이상은 도저히 이자에, 또 대출로 이자가 더 느는 것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1년 전부터 집을 팔겠다고, 주변에 있는 여러 부동산마다 의뢰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제난에, 여러 가지로 불리한데다, 저의 집은 다세대주택인지라, 좀처럼 팔리지를 않았습니다. 이자는 나날이 늘어나,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런 삶은, 가족들까지 지옥이 따로 없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간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매달릴 분은, 주님과 성모님 밖에 없었습니다. 십자가 아래서 울고 또 울며, 용서해달라고, 그리고 우리가족을 살려 달라고 기도 하면서, 성사도 보고 또 울었습니다.


그때부터,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기도 방법도 몰랐습니다. 끊임없이 여러 해를 성모님과 함께, 우리가 가족을 위해기도 해 주던 언니가, 마침 전화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언니의 도움으로, 작은 기도회를 알게 되어서, 그 기도회에 매주 월요일에 무조건 참석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기도회에 가서, 몸이 너무 아프면, 누워서도 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속에서 희망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많은 죄를 지으면서 살았다. 그러니, 나는 온갖 악(미움, 다툼, 교만, 사치, 욕설, 거짓말...등)과 그것을 지배하는 악의 영과 함께 살아 왔다.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그동안 들려오던 성모님의 부르심도 강력히 물리치면서, 그 악한 영들과 함께 살아왔던 것을 깨닫게 되자, 너무 죄스러워졌습니다. 그래서 성모님께 잘못했다고 하면서 한 없이 울었습니다.


그날부터, 나는 성모님의 손을 놓지 않으려고, 무진장 노력하면서 삽니다. 왜냐하면 그분의 손을 다시 놓는 날은, 나뿐 아니라 우리가족의 영혼들은,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을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에, 죽는 순간까지, 그분의 손을 놓지 않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성모님의 도우심을 간청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성모님의 손을 놓으면 안 되는 것을, 이제 체험을 통하여 깨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과 1개월도 안 되는 어느 날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12시에 집을 보러 온다는 전화였습니다. 마침 딸이 집에 있어서 부랴부랴 정리하느라고 기도를 못했는데 1시가 넘어버렸습니다. 안오려냐? 포기하자. 아냐 기도하자. 하고 딸을 옆에 앉히고 간절히 기도 하였습니다. 기도가 끝나면서‘성부와 성자와 성령의.....전화가 온다. 누구지?....이름으로 아멘’ 하고 황급히 전화를 받았습니다. 부동산 이였습니다. 며칠 전에 집을 본 사람이 12시에 와서 다시 보고 계약을 할까 했는데, 저녁에 와서 그냥 계약 한다는 전화였습니다. ‘휴! 주님, 성모님, 성요셉이여....’ 우리의 기도는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매달리면 되는구나, 하는 확신이 섰습니다.


사춘기부터 퉁명스러워진 딸도, 그동안 어느새 순종 형으로 변했고, 아들은 2년 만에 난생 처음, 시키지 않은 빨래도 널고, 마른 빨래도 걷어다가 가지런히 개어놓았습니다. 코를 골아서 밉던 남편을, 저는 자다가도 몇 번씩 일어나서, ‘성모님, 이 사람을 미워하지 않게 해 주세요, 그리고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세요‘ 하고 기도 하였습니다.  다시는 미워하지 않겠노라고 마음먹고, 고해성사를 본 후 부터는, 밤만 되면 우렁차게 코를 골아대는 그 소리가, 저의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신기한 일이라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후 저녁식사 하던 남편이 ‘이제 술도 끊어야 하겠어, 운동도 줄이고, 틈날 때 마다, 같이 산에나 다닙시다’ 하였습니다. 내가 27년간을 듣고 싶었던 말 이였습니다. 나야 그래 주면 더 바랄게 있겠나? ‘성모님, 대단하신 분, “짱”이세요’ 하고 속으로 외쳤습니다.


결혼 이래 27년을 억지소리로, 내 속을 다 뒤집던 시어머님은, 비록 떨어져서 살지만, 미움마음만 제 앞을 가렸습니다. 그래서 ‘주님, 용서해 주세요’빌었습니다. 어느날, 힘들고 아파도, 아들의 부축을 받고, 시댁에 어렵게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주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이 집에 사는 시어른의 영혼을 불쌍히 여기소서. 힘없고 나약한 이 노인 분들을 저는 미워하며 살았나이다. 저를 용서 해주십시오’ 기도 하고는, 시어머님의 손에, 묵주를 꼭 쥐어드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9일 기도를 시작 하였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귀찮게 하면서, 전화해 대시든 시어머님은, 궁금하리만큼 조용해 지셨습니다. 기도 속으로 뛰어든 내 주변을, 성모님께서는, 이렇게 하나하나 정리 해 주심이 분명했습니다.


이제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리라 기도드립니다. 왜냐하면 내가 가장 미워하던 그 사람들마저도 주님의 사랑하는 자녀들 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요. 주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내 어찌 주님의 자녀들을 나의 마음대로 미워할 수 있겠습니까?


신비로운 체험들과 성모님께서 그동안 우리를 위하여 보따리에 쌓아두셨다가 지금 흘러넘치게 주시는 은총들을, 일일이 글로서 옮기지 못함이, 참으로 유감입니다. 경제난은 물론, 건강까지도, 다 회복하여 주셨고, 지옥 같았던 과거는, 성모님께서 다 거두어 가셨습니다.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속단하고 살았는데 지금 저희가 이처럼 편안하게 살수 있는 것은 분명 저를 용서 하여 주셨음을, 제게 확인 시켜주심에 분명함을 믿습니다. 지금은 성당 가는 시간에도, 산에 갈 때도, 밥할 때도 잠잘 때도, 묵주는 손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천상의 엄마와 속삭이는 그 시간이, 이렇게 포근한지 이제야 이 바보가 깨달았습니다.


비록 저는 죄가 크지만 새로운 인생을 각오하며 주님께 조용히 약속드립니다.


‘무슨 일을 하던지 너의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고 절대로 죄를 짓지 마라’(집회서 7.36)

 ‘네! 아버지, 이 죄인 남은 인생, 천상 어머님의 손을 잡고 소경되어, 아버지만 따라가겠

  나이다...... 비천한 이몸 부디 용서 하소서. 아멘